| * | 나비함 관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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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내용 | 안녕하세요 광산구자원봉사센터입니다! 
 나비함에 남겨주신 소중한 마음들과 자원봉사자분들의 따뜻한 진심을 모아 나비함 비밀친구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보내주신 편지들 중 주소가 기입되어 있지 않은 편지의 답장을 올려드립니다! 
 
 '잔디'님의 편지 [내용 원문] 안녕! 나는 어느 한 국립대학의 수학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야. 사실 나는 수학과에 입학했었어.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건 전혀 아니었고, 그냥 성적 맞춰서 원서를 넣은거야.. ㅎㅎ 핑계일수도 있지만 내가 고등학생때 코로나가 터져서 원격수업을 하게되면서 공부에서 손을 완전히 놨었거든.. 그런데 내가 첫째라 그런가 부모님은 나에게 기대가 정말 크셨단 말이야. 그래서 수학과에 입학한다고 했을때 아빠가 2~3일 정도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무시했어. 그래서 재수를 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아빠가 재수는 아무나 하는거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지금 생각해도 1년간 혼자 공부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 아무튼 어찌저찌 대학교에 입학했고, 1학년이 되었지. 남들 다 술마시러 다니고 놀때 난 주말까지 과제하고, 수업 들으면서 열심히 공부했어. 한 교수님이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어서 주말에도 가끔 수업하시고, 매 주 과제를 내주셨었거든. 그 교수님 수업을 1년 내내 들었는데 너무 힘들었지만 성적을 잘받았고, 그 덕분에 학과에서 1등도 했어. 그러다 전과(성적과 면접에 따라 학과를 옮길 수 있는 제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성적이 높았던 나는 업그레이드 한다는 느낌으로 수학교육과로 전과를 하게 되었어. 그런데 2학년이 되었을때, 이미 수학교육과 학생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무리가 형성되어 있었어. 게다가 소수과이기도 하고 내 성격도 내향적인 편이라 먼저 다가가지 못해서 1년간 혼자 수업을 들으며 지냈어. 이때 정말 외롭기도 하고, 1학년 때보다 더 많은 수학 전공을 들었는데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잘하지도 않았기에 성적이 바닥을 쳤어. 성적도 인간관계도 그 어느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1년을 그렇게 보냈어. 그러다 3학년 때 과에서 한 친구를 알게되었고, 그래도 전공과목인데 열심히 노력해보자라는 생각에 공부를 다시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상승곡선을 그리다 4학년 1학기때는 성적을 4점 초반까지 올릴 수 있었지. 그런데 문제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본가로 돌아왔을 때 발생해. 이미 교생실습도 다녀오고 졸업도 한 학기 남겨놓고 있는데 엄청난 방황이 시작된거야. 인터넷에서 200만원 주고 임용 인강을 구매해서 올해 초부터 들었는데 지금까지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보다 범위가 훨씬 넓었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하나도 되지 않는거야. 그렇게 임용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수학에 재능도 없고, 흥미도 없던 나는 수학 강의만 독서실에 앉아 하루종일 듣고 있으니 너무 힘들었어. 난 지금까지 학교에서 뭘 배운걸까 싶다가, 이제와서 진로를 바꾸자니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이 너무 아깝고. 그러다 올해 7월 말부터 승모근 통증이 계속되면서 턱관절 통증이랑 두통까지 심해져가지고 이번 한달 간은 거의 공부를 못했어. 내가 가기 싫은 길을 억지로 가고 있어서 몸이 이렇게라도 신호를 보내는 건가 싶어서 일단 엄마에게만 도저히 나 이 길로 못가겠다.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이 좋으니까 지금부터라도 공무원 준비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어. 공무원 준비도 쉽지 않다는 거 알아. 경쟁자들도 많고, 나도 이 길이 나한테 맞을지 안맞을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어. 그런데 전공이 나랑 너무 안맞는데 나중에 내가 교사가 된다고 한들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나부터가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말씀드렸더니 엄마께서는 너가 어떤 길을 가든 응원한다고 말씀해주셨어. 그런데 아직 아빠한테는 말하지 못한 상황이야. 아빠한테 말하면 실망할 것 같고, 수학과에 입학한다고 말했을 때처럼 또 무시당할까봐 두려움이 앞서거든.. 아무튼 나는 그동안 공부해왔던 수학을 접고, 이제 공무원 준비를 해보려고 해. 그런데 진로를 틀었음에도 지금까지 공부한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부터 공무원 준비를 했는데 계속 합격하지 못하면 그땐 이도저도 안될텐데 하는 걱정부터 앞서는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정신력이 약해서 도중에 전공을 포기한 사람인가? 하는 자책도 하게되는 것 같아. 이제 공무원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정했으면, 나머지 것들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그 길로 쭉 나아가야 하는데 자꾸 갈팡질팡하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해. 이번에 공무원 인강도 결제했는데 나 잘한 선택일까? 인생에 정답이 없어서 우리는 자유를 가질 수 있지만, 그 자유에 대한 책임도 나의 몫이기 때문에 혹여나 잘못된 선택을 한걸까 너무 걱정되서 힘들어. 새벽에 머리가 복잡해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는데 엄청 길어진 것 같다. 지금까지 나의 진로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럼 너의 답장을 기다릴게. ‘비밀친구‘ 2명의 편지 답변 
 1. '비밀친구'의 답장 [편지 원문]  안녕! 잔디님! 잔디님의 긴 편지 고마워요... 편지 속의 잔디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요~ 잔디님이 대학교 4학년이라 고민이 많을 때이고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무척 많을거라 생각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 
 그동안 잔디님은 열심히 공부하는 성실한 사람이고 목표한 것은 성실하게 이루어내는 (전과) 목표지향적인 모습도 아주 좋아보여~ 그리고 자신의 직업. 직업에 대한 사명감도 있고... 그래서 공무원 시험이라는 더 나은 방법을 선택했고... 
 잔디님! 자신의 앞날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개척해가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격려와 칭찬을 해주고 싶어~ 우리 시대의 청소년, 청년들이 이 땅의 학업 전쟁에서 멘탈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지 충분히 알고 있어.. 졸업을 앞둔 취준생으로서 더더욱 그럴 것이고... 하지만 잔디님..!..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고 궁금해하지 말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으면 첫 마음처럼 한발짝 한발짝 나아갔으면 좋겠어. 잔디님의 의지가 있고 엄마의 응원이 있고 잔디님이 걱정하는 아빠도 분명히 응원해주실거야. 20대의 잔디님의 고민은 너무 건강한 고민이야. 그리고 잔디님은 아주 훌륭한 청년이야~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처한 현실과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도전해가는 모습을 칭찬해주고싶어~^^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을 잔디님은 좋아할까? 나는 청년들이(잔디님) 안 아팠으면 좋겠고 청년들의 시간이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어~ 자기들이 아파하는 시간도 빛나는 시간임을 기억하면서 항상 웃음 잃지 않았으면 해. 잔디님! 공부도 건강이 먼저이니 건강 챙기고 목표한 공무원 시험 열공해서 꼭 이루어 냈으면 좋겠고... 혹여 또 다른 길이 열린다면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으면 좋겠어... 조금 올드한 영화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나왔던 대사 한 마디가 생각나... “문이 닫히면 한 쪽 문이 열린다”. 꼭 우리가 가야할 문은 열리는 법이니 걱정 말고 도전해보길 칭찬과 격려로 응원할게요! 잔디님! 푸른 초원의 아름다움 속에 가까이 가보면 돌도 있고 똥도 있고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 보이지만 이런 어려움이 있듯이...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잔디님의 앞날을 응원할게요! 본인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길 바라며.... 사랑해요! 축복해요! 홧팅! 
 나비함 친구로부터. 2025.9.20. 
 
 2.  비밀친구 J의 답장  [편지 원문] 안녕, 나는 나비함 활동을 하고 있는 J야. 네 편지를 읽어보니까 우리 또래라 그런지 더 공감이 많이 됐어. 그래서 나도 편하게 말을 놓고 시작할게. 나도 지금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데, 이 전공이 나랑 잘 맞는걸까, 앞으로 이 전공을 살려서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취업은 잘 될까... 이런저런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 .그래서 네가 공무원을 준비할지, 아니면 졸업 후 전공을 살릴지 고민하는 부분이 내 마음에도 크게 와닿았어. 너처럼 나도 불안한 마음이 많아서, 네 이야기를 읽으며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하고 오히려 위로가 됐어. 하지만 네가 말한 것처럼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거잖아. 한 번뿐인 인생인데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게 가장 맞는 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편지에서 아빠께 실망드릴까봐 걱정된다고 했던 부분도 정말 크게 공감이 돼. 나 역시 진학한 대학교가 아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한동안 잔소리를 많이 들었던 경험이 있거든. 하지만 네가 이미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계획까지 준비해두었다면, 진심을 다해 설명했을 때 아빠도 결국 이해하시고 응원해주실거라고 믿어. 선택 앞에서 불안하고 흔들리는 건 당연하지만,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네 삶을 대신 선택하게 두지 않고 네가 직접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거야. 그런 모습이 정말 멋있어. 나도 앞으로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존중하고 응원할게. 그리고 혹시 힘들 때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주변 친구들이나 선배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했고, 그 경험이 네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거야. 무엇보다도 지금처럼 자신을 믿고 나아가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믿어. 용기내서 너의 고민을 털어놔줘서 고마워. 앞으로 어떤 힘든 일도 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응원할게. FROM. J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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